증권시황

가는 놈(?)만 가는 이유

CICCIT 2020. 7. 9. 10:22

가는 놈(?)만 가는 이유

 

2차 팬더믹에 대비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실제로 코로나의 확산 정도는 1차 팬데믹이 있었던 3월보다 적지 않습니다. 많은 분들이 실물 경제의 회복이 더디게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 시중 유동성으로 주가지수만 올라갔는데 2차 팬데믹이 일어나면 주식시장은 크게 하락할 수 있다고 이야기 합니다.

 

이렇게 주장하는 분들의 대부분은 상대적 박탈감에 크게 시달리고 있는 분들입니다. 미국에서는 나스닥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고 코스피도 2,200선에 다달았는데 내 주식은 별 수익이 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주식을 사자니 높은 지수가 무서워서 뉴스를 통해 정보를 모아보면 실물경제는 아직 정상화되지 않았고 주위에서는 죄다 죽는 소리 뿐이니 주가지수의 상승이 과도하다. 특히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일부 주식들은 더욱 그러하다..는 결론을 내립니다.

 

하지만 지금 돈을 벌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리는 결론이라면 상황을 오판하고 있을 가능성도 찬찬히 되짚어 봐야 합니다. 2020년 상반기를 되짚어보면 1~2월 미중무역분쟁의 극적 타결과 미국 ISM 제조업 지수의 반등 기대로 글로벌 증시의 분위기는 좋았습니다. 3월에 들어가면서 코로나가 전세계로 번지기 시작했고 모든 경제활동이 셧다운 되며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렸습니다. 미 FOMC를 비롯한 각 경제당국은 앞다투어 금리를 내리고 시장에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했습니다. 주가는 극적으로 반등하기 시작했고 5~6월을 지나 코로나 이전 지수를 대부분 회복했지만 아직 코로나는 잡히지 않았기에 경제는 완전 재개되지 못했으며 특히 국가 간 항공 운항은 거의 멈춰선 상태 그대로입니다.

 

주식시장은 종종 미인대회에 비유됩니다. 가장 예쁜 종목을 찾는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주식시장에서 가장 예쁜 종목은 무엇일까요? 바로 오늘보다 내일 더 많은 돈을 벌 기업입니다. 그래야 투자한 이상의 가치가 생길 것이고 투자자는 그 투자 차익을 얻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코로나가 왔다가며 시중 유동성은 폭증했는데 경제 재개는 아직 완전히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얘기는 자산에 투자하고 싶은 에너지는 증가했는데 오늘보다 내일 돈을 더 많이 벌 예쁜 종목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몇 개 안 되는 예쁜 종목에 폭증한 유동성은 집중될 수 밖에 없고 그 기업들이 바로 2차전지, 인터넷/모바일 포털/게임, 바이오 헬스케어 등의 기업들입니다.

 

실물경제가 엉망인데, 2차 팬데믹이 올 수도 있는데 왜 이렇게 주식시장이 올라가지? 또 왜 가는 놈만 끝없이 가지? 라는 질문은 인과관계가 잘못되었습니다. 실물경제가 엉망이고 2차 팬데믹이 우려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오르는 주식만 끝없이 오르는 것입니다. 이들이 어디까지 오를까? 네 코로나가 잡히고 경제활동이 재개되고 실물경제가 살아날 가능성이 생길 때 이들의 주가는 비로소 꺾이기 시작할 것입니다. 그 때가 되어야 오늘보다 내일이 나을 투자 대안들이 많이 생길 것이기 때문입니다. 거꾸로 그 때가 오면 은행, 증권, 화학, 철강, 제조업 등의 구 경제 주식들도 상승 움직임을 보이겠죠.

 

중국 증시가 최근 일주일 동안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는데 그 상승을 주도한 업종은 은행, 증권 등의 금융주들과 굴뚝경제를 이끌었던 종목들입니다. 중국은 코로나 19의 진원지입니다. 가장 빨리 발생했다가 가장 빨리 지나가면서 가장 빠른 속도로 경제가 재개되고 있는 곳이죠. 중국보다 1개월 정도 늦게 코로나가 퍼지고 경제가 셧다운됐던 우리나라가 참고해야하는 사항입니다. 시차를 두고 같은 일이 우리나라에도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죠.

 

네이버, 카카오, 엔씨소프트, 셀트리온을 지금도 사야 하는가? 아니면 정유, 화학, 은행, 유통 등에 관심을 두어야 할 시점인가? 지금 상황에서 둘 중 어느 하나를 확정적으로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겁니다. 있다면 지금 맞춰도 나중에 큰 손해를 끼칠 수 있는 사짜입니다. 상황이 계속 바뀌는데 어느 한 쪽을 확신하는 건 점쟁이의 영역일 뿐입니다.

 

다만 그 판단을 함에 있어서 실물 경제의 재개가 주식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바른 시각을 갖고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실물경제가 엉망인데 왜 주식이 오르지?가 아닙니다. 실물경제가 엉망이라서 주식이, 그것도 가는 놈(?)만 오르는 거구나!가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