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곡점: 3월이다 이것들아
변곡점: 3월이다 이것들아
3월이다. 2018년 말에 2019년 반등을 얘기했을때의 반응은 대부분 부정적이었다. 1월말에도 대부분의 반응은 반신반의였다. 1월의 상승이 2월에 본격화 될 걸로 봤고 2월에는 개별 종목들이 상승하며 개인들의 실제 수익률이 올라갈 걸로 봤다.
1월 말에 주식형 펀드를 하나 들려고 여기저기 뒤졌었다. 2월에 반짝하면 팔아버릴 생각으로 찾아보았다. 목표는 4%. 그러다발견한 게 현대인베스트먼트로우프라이스 라는 펀드였다. 먼저 작년 수익률이 최악인 펀드를 sorting하고 그 중에 중소형 주식 중에서도 2차전지와 바이오를 보유하고 있는 펀드를 찾았다. 이 펀드가 보유한 종목 중 포스코켐텍과 올릭스, 엔지켐생명과학, 파멥신 등이 눈에 띄었다. 기본적으로 IT, 바이오가 주력이었다. 회전율이 높은 게 다소 맘에 안 들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펀드가 하루 안 올랐다고 던지고 갈아타고 그렇지는 않을테니까......
가입을 완료하자, 바로 다음날 회사에서 연락이 왔다. 위험한 펀드 모니터링에 적출되었단다. 그래서 위험한 펀드를 가려내는 기준이 뭔지 찾아봤더니 과거 수익률이 차지하는 포션이 가장 컸다. 확신이 들었다.
1개월 지난 현재의 수익률은 2.3%. 중간에 3.7%도 도달했었다. 4%에 도달해도 매도하는 동안 수익률이 하락할 수 있어서 4.5%에 도달하면 환매할 생각이었는데 설 연휴가 길어서 거래일수가 너무 적었다. 월 2%면 연 24%, 월 3%면 연 36%이다. 이 경우, 깨지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차곡차곡 쌓다가 한 방에 날라가면 답이 없다. 자신없으면 쉬는 게 낫다.
1월에 삼성전자가 20% 올랐다. 2월에는 그 수익률을 따라잡을 종목을 찾는 게임이다. 전통적으로 삼성 그룹의 3대 IT는 삼성전자, 전기, 전관(SDI)이다. 외부변수로 시장 전체가 급등락을 한다는 건, '주가=실적*밸류에이션'의 공식에서 실적보다 밸류에이션에 영향을 끼쳤다는 얘기이다. 같은 주식을 얼마로 평가할 것이느냐의 밸류에이션은 유동성과 성장성의 함수이다. 공식으로 표현하면 '밸류에이션 = 폭발력(축적된 에너지: 시중 유동성) * 기대감(성장성, 심리)' 쯤 되려나...
2018년은 미국 FOMC가 금리를 계속 올리고 긴축하면 달러는 계속 오르고 한국, 중국에서는 돈이 계속 빠질 것이다....에 대한 공포가 존재했다. 유동성이 줄어드는 데에 대한 심리의 훼손이니 밸류에이션 함수의 두 요소가 다 훼손됐다. 성장성이 높은 주식일수록 망가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미 FOMC가 유동성을 줄이지 않겠다고 천명하자, 상황은 급변했다. 1월에 유동성이 안정되며 시장이 반등했다면 2월에는 심리가 안정되고 기대감이 다시 피어나며 반등할 차례였다. 한국에서 기대감하면, 2차전지, 5G, 바이오, 대북 이 정도 아닌가?
그래서 삼성SDI가 시장을 주도했다. 개별 악재가 많아서 셀트리온 등은 부진했지만 바이오도 돌아가며 상승했다. 그러면 3월은? 여기까지 보고 2월에 삼성SDI를 사서 수익낸 사람이 뛰는 사람이라면 삼성SDI를 보고 수익률을 극대화하기 위해 포스코켐텍을 산 사람은 나는 사람이다. 삼성SDI의 월간 고점은 12%, 포스코켐텍의 월간 고점은 +22%이다. 다 그런거다.
웃고 즐기는 사이 3월이 되었다. 어느덧 추가상승을 얘기하는 사람이 늘어났다. 그들 중 대부분은 지수의 상승이 아니라 종목의 상승, 즉 개별주 장세를 얘기한다. 조금 빠질 수는 있지만 그러고 다시 오를 거란다. 글쎄 과연 그럴까?
자 공식을 다시 가져오자.
주가 = 실적 * 밸류에이션
밸류에이션 = 유동성 * 기대감
시장 전체로 보았을때 실적은 올라가고 있지 않다. 실적이 올라가는지의 여부는 하반기에 다시 확인해야 한다. 상반기 실적은 텄다. 그래서 작년에 주식시장이 망가졌던 게 아닌가?
그러면 유동성이다. 유동성은 주도층과 전체 시중 유동성을 나눠서 생각해봐야 한다. 주도층은 꿋꿋하게 사고 꿋꿋하게 판다. 시중에 풀려있는 전체 유동성은 부동산이 좋으면 부동산으로 쏠리고 주식이 좋으면 주식에 쏠린다. 전체 양은 시중 유동성이 크더라도 결국 꿋꿋하게 시세를 주도하는 유동성의 주도층이 중요하다. 우리나라 시장의 주도층은 외국인이고 외국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환율이다. 결국 달러가 어떻게 될 것인가가 유동성 측면에서는 가장 중요하다.
2018년 7월이라고 써있다. 그 때 급등한 이후로 1100원에서 1150원의 박스권이다. 최근 그 박스권은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 급격한 변화가 있으려면, FOMC의 스탠스 변화가 또 있든, 대외적으로 변수가 발생하든 해야 할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당분간 큰 변동성 없이 박스권이다. 그럴 게 뭐가 있을까? 북미정상회담은 이미 엿먹었고 브렉시트? 미중 정상회담? 둘 다 3월말이나 가야 있을 일들이다. 자연재해? 갑작스런 테러? 그런 건 어차피 예측이 안 되니 논외이고...
결국 외국인이 a certain 이유로 원화를 막 사고 한국 주식을 막 사야 주식시장이 다시 올라가고 국내 유동성도 따라 움직일 거라는 얘기이다. 그럴 게 뭐가 있을까?
작년과 마찬가지이다. 결국 실적이 경기 하강기에 드라마틱하게 바뀔 일은 없을거고 유동성인데 유동성은 외국인이고 외국인은 환율이고 환율은 FOMC이다. 단언컨대 FOMC가 금리를 다시 인하하겠다는 뉘앙스를 비치면 원화는 올라가고 한국 주식도 올라간다. 당연한 말씀 감사하다고? ㅋㅋㅋ 그렇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예측이다.
중요한 건, 해외 유동성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사건이 터지지 않으면 주가가 이 이상 오르기에는 다소 숨이 가쁜 시점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그 시점이 지금이라고 누구나 이 얘기를 할 수는 있지만 누구나 이 얘기를 지금 이 시점에 하는 건 아니라고.
FOMC가 금리를 인하한다고? 아니 그런 말 한 적 없다. FOMC가 금리를 인하하면 한국 주식이 오를 거라고 했지, FOMC가 금리를 인하할 거라고 한 적 없다. 자 그럼 여기에서 다시 생각해 보자. FOMC가 금리를 인하하면 참 좋겠는데 아무때나 그렇지는 않을 거고 그럼 어떤 상황이 벌어지면 FOMC는 금리를 인하할까?
FOMC는 실물 경제지표가 더 망가지든지, 자본시장, 즉 주식시장이나 채권시장에 문제가 생기면 금리 인하를 고려할 것이다. 지금 상황에서가 아니라 물가가 안 올라 디플레이션이 걱정된다든지, 주식시장이 무너진다든지, 장단기 금리 커브가 플랫트닝 된다든지 하는 일이 발생하면 금리를 내릴지 고민할 것이다. 아무리 FOMC가 진화했어도 그런 일이 생기지 않았는데 미리 예측하고 금리를 내릴 리는 없다.
물론 내가 FOMC 위원이면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FOMC 위원은 커녕, 금통위 위원도 될 리 없으니 하는 말이다. ㅋㅋㅋ 그런 자리에 갈리도 없지만 가더라도 이런 식의 파격안을 내놓으면 금세 짤릴 거다. ㅋㅋㅋㅋㅋ
FOMC가 미국 금리를 내리면 한국 주식시장은 오른다. 그런데 금리를 내리려면 실물지표 엉망, 주식시장 붕괴, 장단기커브 플랫트닝 등이 발생해야 한다. 여기에서 우리 머리를 스치는 일이 있다. 그런 일이 발생하면 FOMC가 금리를 내리기 이전에 이미 주식시장은 폭망이다.
3월이다. 이것들아. 주식시장에 대한 긍정적 의견과 개별주 시장이 펼쳐진다는 의견이 많아졌고 외국인은 한국 주식을 자꾸 팔고 FOMC가 금리를 내리려면 주식시장이 망해야 되고 주가지수는 낙폭과대를 어느 정도 만회했고 ......
3월은 조정이다. 가격조정이든, 기간조정이든 조정이다. 조정이 와야 다시 오를 폭이 생긴다. FOMC가 금리를 내리기 전에는 그렇고 삼성전자의 실적이 터닝하기 전에는 그렇다. 좋은 주식? 많다. 그러나 기회는 그 조정 이후에 더 좋은 기회가 되어 있을 것이다. 여기에서 미련을 못 버리고 욕심을 부리면 마이 아플지도 모른다.
결정적으로 주식시장이 이렇게 움직이지 않더라도 이런 마음을 갖고 하락 변동성을 견뎌내기는 불가능하다. 팔 건 팔고 현금화할 건 현금화하자. 몸집을 줄이고 다시 시장을 보자. 3월이다. 이것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