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에 대한 두려움

요즘 호구들의 감빵 생활이라는 프로그램을 즐겨본다. 

 

누구나 한 번 쯤은 그 재미에 푹 빠졌던 마피아 게임을 방송에 옮겨놓은 프로그램이다.

 

예능 프로그램 베테랑들과 신진 세력들, 아이돌과 배우들을 적당히 버무려놓은 조합도 괜찮다.

 

특히 베테랑 예능인이면서 아이돌과 막역하기로 유명한 정형돈이 좋은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아이돌들이 꼰대들 눈치를 보지 않고 자유롭고 즐겁게 어울리는 게 보기 좋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에서 가장 빛을 발하는 사람은 바보 캐릭터로 20년을 거친 예능 바닥을 누비고 있는 김종민이다.

 

김종민은 마피아를 잡아낼 때, 백프로라는 표현을 쓴다.

 

마피아 게임을 하면 누구나 의심이 가는 사람이 생긴다.

 

하지만 심증은 있는데 물증이 없을 경우, 백프로의 확신을 갖기는 사실상 어렵다.

 

이 사람이 마피아가 아니면 어떡하지? 라는 마음이 한 켠에 자리하기 때문인데 그 마음은 선택 직전에 극대화된다.

 

김종민은 실제 마피아를 밝히기 직전에도 흔들림 없이 백프로를 외친다.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

 

 

김종민은 달변이거나 똑똑한 이미지의 사람이 아니다.

 

실제로도 백프로를 외치지만 왜 백프로인지에 대한 논리는 빈약한 경우가 많다.

 

아마도 그렇기 때문이 아닐까?

 

 

내가 잘났고 달변이고 완벽한 논리를 구사할수록,

 

학벌좋고 전문가이고 좋은 평판과 커리어를 갖고 있을수록

 

틀릴 경우, 잃을 게 많다.

 

집단 까댐과 비아냥의 타켓이 될 가능성도 높고

 

그동안 구축한 이미지에 기스가 날 확률도 있다.

 

그러나 김종민은?

 

특유의 바보 같고 선한 웃음으로 '허허허 아닌가?' 하면 된다.

 

누구나 원래 저런 사람...이라고 생각할 뿐이다.

 

바보로 불리기에 김종민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없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없기에

 

정확한 논리를 풀어나갈 필요없이

 

그냥 자기 느낌대로 범인을 지목할 수 있다.

 

 

 

 

잘 생각해 보면

 

많은 경우,

 

이미 답은 나와있다.

 

이것과 저것 중에 어떤 일이 좋은건지,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이미 내 마음은 알고 있다.

 

 

그러나 잘못된 선택일까봐,

 

그 잘못된 선택을 보고 다른 사람들의 비웃음을 살까봐,

 

우리는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기 위해 잘못된 선택을 하고

 

사랑받고 싶어서 사랑받지 못할 행동을 반복한다.

 

 

어차피

 

대부분의 사람은 다른 사람의 일에 별 관심이 없고

 

다른 사람의 일에 과도한 관심을 갖는 일부의 이유는

 

자기 자신의 삶에 자신이 없기 때문이고

 

자기 자신의 삶에 자신이 없는 이가

 

내 인생에 중요한 사람일 가능성은 매우 낮다.

 

 

 

내 삶을 잘 살기 위해,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기 위해,

 

사랑받고 사랑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은

 

나 자신을 먼저 사랑해 주는 것.

 

그리하여 나 자신에게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을 용기를 선물하는 것.

 

 

 

 

실패해도 괜찮아.

 

최소한 시도는 해봤잖아.

 

시도도 못 해본 사람이 95%가 넘을테니

 

너는 상위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