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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라밸의 허상

나의견해 / 2021. 2. 14. 11:55

한국은 원래 Corea인데 일본이 Japan 뒤에 놓기 위해 Korea로 바꿨다더니 그랬으면 왜 한국 정부가 출범하면서 정식 영문 명칭을 Republic of Korea로 했는지 궁금하지만, 아! 그것도 이승만을 비롯한 정권의 중심이 친일파라 그랬다고 하겠구나... 21세기 국뽕이 가장 차오르는 알파벳은 K가 되어버렸다. K-pop, K-movie, K-culture, K-food를 거치더니 이제 거꾸로 잘한건지 못한건지 모르겠는 것들에도 K-붙여 잘한 것처럼 홍보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K-방역

 

우리 사무실에 근무하는 사람은 총 16명이다. 54세 이상이 6명(남5, 여1), 44~53세가 6명(남1, 여5), 43세 이하가 4명(여4)인데 30대는 2명이다. 나이가 가장 많은 직원이 59세, 가장 어린 직원이 34세 정도. 43세 이하 4명은 전원 백오피스 여직원들이고 그 중 1명은 심지어 알바. 54세 이상 중 4명은 계약직인데 1명은 전문영업직이고 3명은 임원이거나 임원을 역임하고 전관예우를 받는 중. 2명은 정규직을 유지하며 전략적으로 정년을 선택한 분들이다. 현재 44~53세인 이들에게도 대충 이런 두 가지의 선택지가 남아있다.

 

16명 중 6명이 열외이고 4명이 백오피스. 실제 조직을 이끄는 숫자는 6명. 숫자로만 봐도 말할 것도 없이 태부족인데 이들의 나이 또한 44, 45, 47, 49, 50, 51이다. 더 큰 문제는 이들 다음에 오는 인력이 없다. 백오피스에서 잘 성장해서 프론트오피스로 넘어오는 확률도 얼마 되지 않을 뿐 아니라 백오피스 자체의 인력채용 또한 거의 중단된 상태에 있기 때문에 백오피스의 인력도 부족해 백오피스 업무를 이어가는 연령도 늘어지고 있다. 예전에는 30대가 되면 텔러 업무를 이어가는 것 자체가 거의 불가능했지만 이제는 막내가 34세이다. 50세에도 충분한 연봉을 받으며 관리직을 수행할 수 있는 것.

 

작년말, 직원 성과급 제도가 바뀌었다. 개인 성과급의 비중을 줄이고 조직 성과급의 비중을 늘린 것. 당장 일을 잘 하는 직원은 손해를 볼 것이고 일을 안 하는 직원은 이득을 볼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모두에게 손해이다. 일을 해봐야 본인에게 돌아오지 않는다면 일을 잘 하는 직원은 일의 양을 줄일 것이다. 회사 전체의 성과는 하락할 거고 성과가 안 나오는 조직은 구조조정을 단행한다. 언제나 그렇듯 일을 안 하는 직원은 구조조정 1순위이다.

 

6년이 지나면 50세 이상이 6명, 60세 이상이 6명이다. 갑자기 어디에선가 날아올 30대, 40대는 없다. 현재 55세인 임금피크제와 60세인 정년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경영진은 단기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인력을 줄이려고 할 것이고 노조는 대다수 노조원의 지지를 받기 위해 포퓰리즘성 공약을 쏟아낼 것이다. 그 중 가장 달콤한 것이 정년의 연장일테고 회사는 노조의 주장을 승인하여 정년을 연장하는 대신, 희망퇴직의 승인을 노조에게서 받아내고 신규 채용을 최소화할 것이다. 필요한 인력은? 계약직으로 채용해서 쓰겠지.

 

돈도 없고 백도 없는 20대들이 죽어라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것, 돈도 있고 백도 있는 부모들이 죽어라 자식들을 의대에 꽂으려고 하는 것. 두 가지 모두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는 증거이다. 저마다의 입장에서 가장 스마트한 선택을 하고 있는 것. 물론 그 과정에 불법이나 불공정이 있으면 안 되겠지만 문은 좁고 능력은 안 되는데 살기 위한 다른 방법은 없다면 거기엔 반드시 불법이 따르게 된다. 먹고 사는 문제와 비전은 그래서 중요한 것.

 

죽어라 공무원이 되거나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채용의 문을 뚫어내면 그 기쁨은 매우 크겠지만 그 시간은 더없이 짧다. 위에서 설명한 현실을 바로 맞닥들이게 되기 때문. 내게는 어떠한 비전도 없다. 나와 최소 20살 이상 차이나는 이들도 아직 실무자일 뿐. 미스트롯, 미스터트롯에 심취한 이들과의 일상은 숨이 턱턱 막힌다. 내 말은 언제나 나도 옛날엔 그랬다에 막히고 내 의견은 언제나 소수 의견. 인간은 정신이 육체를 지배하는 유일한 짐승이다. 먹는 게 해결되면 금세 무료에 빠진다.

 

나는 왜 회사에 있을까? 나는 왜 일을 할까? 모든 것이 가로막혀있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답은 딱 하나. 생계를 위해서 밖에는 없다. 오케이 좋다. 먹고 살기 위해 회사에 나가서 저들이 하라는 대로, 내 생각은 다르지만 꾹 참고 해야 한다면 그 시간은 그렇게 하자. 하지만 일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일 뿐, 내게 어떤 기쁨과 즐거움도 주지 못하는 것이라면 그 기쁨과 즐거움을 밖에서 찾을 수 밖에 없으니 그 밖의 비중은 점점 커지고 나아가 일이 밖을 터치하는 일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 되는 것이다. 이게 바로 직장과 내 삶의 균형, 워라밸이다. 즉, 일은 하기 싫은데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일 뿐, 내 삶에 없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명확히 이해하고 있는 경영자가 있다면 이런 시대는 어마어마한 기회이기도 하다. 단군 이래 가장 유능한 세대의 우수한 자원들을 채용하여 그들의 삶에 일을 넣어줄 수 있다면 그 우수한 자원을 싹쓸이 할 수 있다. 더군다나 우리 같은 업종은 더더욱 그렇다. 인사 혁명. 현재 금융사에 찾는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앱을 편리하게 잘 만들고 잘 쓸 수 있게 도와줄 이들이 필요하고 대학과의 제휴를 통해 대학 과정을 겸해서 진행되면 어떨까? 그런 롤을 진행하며 기간별, 단계별 업그레이드 요소로 현장 평가와 업무 처리 능력, 자격증 취득에 대한 공정한 룰을 만든다. 매년 2단계의 과정과 시험을 통과하면 재계약이 가능하고 2년이 지나면 준직원으로 인정을 받으며 4년이 지나면 정직원이 된다. 정직원이 되면 직군 전환을 위한 공정한 시험의 기회가 제공되고 승진 또한 시험을 통해 누구에게나 열려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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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비2

나의견해 / 2020. 10. 1. 01:46

강철비2 정상회담 편을 보았다.

전반적으로 졸았지만 그래도 세 번 놀랐다.

순진무구한 시대인식에 한 번,
국가와 민족을 구분하지 못하는 미개한 지적 수준에 한 번,
설마 현 정부가 실제로 이런 수준이든지, 이런 수준의 사람들이 들어가서 국정을 수행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섬뜩함에 크게 한 번.


어이쿠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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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군비를 폐지하자는 침병지설이 우세하면 험요한 진지가 지켜지지 않는다. 둘째, 모든 사람을 두루 사랑하자는 겸애지설이 우세하면 병사들이 싸우려들지 않는다. 셋째, 생명을 온전히 보존하자는 전생지설이 우세하면 예의염치가 바로 서지 않는다. 넷째, 근거없는 사론으로 우쭐때는 자귀지설이 우세하면 군주의 정령이 시행되지 않는다. 다섯째, 소인배 무리가 붕당을 만들어 사리를 꾀하는 비주지설이 우세하면 현불초가 구분되지 않는다. 여섯째, 금옥과 재화를 중시하는 화재지설이 우세하면 작록과 복식이 미천한 자에게까지 미친다. 일곱째, 구경거리와 오락을 중시하는 완호지설이 우세하면 간사한 자가 윗자리에 앉는다. 여덟째, 청탁과 알현을 통해 천거하는 청알지설이 우세하면 인재등용의 기준이 바르지 않게 된다. 아홉째, 아첨으로 군주의 허물을 가리는 석과지설이 우세하면 교설을 농하는 간녕한 자가 중용된다. 이상이 나라를 패망케 하는 9패의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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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조선책략

나의견해 / 2020. 8. 26. 08:46

이 나라에는 쓰일 사람이 없는 게 아니라 쓸 사람이 없는 것.

한반도 정세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좋은 칼럼이다.

 

 

blog.naver.com/china_lab/222065919208

 

양제츠 맞이하는 한국에 '조선책략' 필요한 이유

양제츠(楊潔篪)가 21~22일 한국을 찾은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문재인 정권과 후임 정부의 외교 전략은 ...

blo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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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이해찬 대표가 서울은 천박한 도시라 했다. 파리에 가면 센느강을 따라 아름다운 문화유산이 이어지는데 한강변을 따라서는 이 아파트는 얼마, 저 아파트는 또 얼마 라는 이야기 밖에 할 게 없단다. 그러자 하태경 의원이 그 천박한 도시 박원순이 만들었단다. 여야 주요 정치인들의 이런 논쟁을 보고 있으려니 이 나라의 앞날이 너무 어두워 답답한 마음이 든다.

도시란 무엇인가? 사람이 모여 사는 공간이다. 사람은 왜 모여 사는가? 모여서 사는 것이 여러모로 이득이기 때문이다. 무엇이 이득인가?

가장 기본적으로 집적 효과를 들 수 있다. 똑같은 수도, 전기, 도로 등의 기반 시설을 건설해도 모여서 살면 더 많은 사람이 이용하니 효율적이다. 그 비용을 여럿이 나눠내니 이용자에게도 이득이다.

옛날 이야기 중에 두 아들이 각각 부채와 나막신 장사를 해서 날이 맑아도, 흐려도 걱정인 노파의 이야기가 있다. 이야기 주제와는 다르지만 한 도시에 부채 공장과 나막신 공장이 있다고 해보자. 맑고 더우면 부채가 잘 팔릴 것이고 비가 오면 나막신이 잘 팔릴 것이다. 이 도시의 주유소 사장님은 두 공장에 기름을 공급하는데 날씨의 변화에 따라 양쪽에 공급하는 양이 늘었다줄었다 하겠지만 둘을 합한 공급량은 꽤 일정할 것이다. 만일 부채 공장만 있었다면 올해처럼 긴긴 장마가 이어지는 해에는 부채 공장이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고 따라서 주유소 사장님도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만일 주유소 사장님이 유일한 거래처인 부채 공장의 주문 감소로 망했다고 하자. 내년에 비없이 덥기만한 여름이 와도 부채 공장은 다른 주유소에서 기름을 공급받아야 한다. 운송비가 추가로 발생하게 된다는 뜻이다.

주유소 사장님만 그럴까? 식당 아줌마, 원자재 업자, 구두닦이 등등 모두가 그렇다. 그래서 도시에 사람들이 모이는 것이다. 도시 무용론을 이야기할 때, 항상 예로 드는 것이 대도시에는 항상 있는 빈민촌의 비참한 삶과 빈부격차이다. 물론 가난한 이들이 없고 모두가 고르게 잘 살면서 행복하면 좋다. 하지만 위의 지적은 선후가 잘못되었다. 도시가 빈자를 양산하는 게 아니라, 그나마 도시에 가야 먹고 살게 있어서 빈자들이 도시로 향하는 것이다.

이 나라에는 미국을 따르면 무식한 자본주의 추종자이고 진짜 공부를 하려는 자는 유럽을 선택한다는 자부심이 있는 듯 하다. 현실은 유럽 기업조차도 미국에서 공부한 이들을 선호하나 아무래도 철학을 비롯한 인문학, 예술의 본거지는 유럽이 아니냐고 우기는 듯 하다.

철학? 인문학? 예술? 진정한 인생의 의미? 이런 학문들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당장 내일 굶어죽을지 모르는 이에게 인문학과 예술을 논할 여유가 있을까? 석가모니는 태생부터 왕자였고 마호메트가 본격적으로 삶에 대한 고민에 빠진 것은 25살 때 엄청난 부자 아내를 갖게 된 이후였다. 피렌체가 르네상스의 배경이 된 이면에는 메디치가로 대변되는 부가 있었기 때문이고 베네치아가 오페라의 중심지였던 것은 베네치아가 당시 융성한 상업의 중심지였기 때문이다.

르네상스부터 19세기에 이르기까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은 단연 유럽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철학자, 신학자를 비롯한 인문학자들과 음악가, 화가를 비롯한 예술가들은 물론 의사, 과학자들까지 그 시대 유럽에서 가장 많이 쏟아져 나온 것은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다.

그럼 중세에 그토록 가난했던 유럽이 부유해지고 르네상스를 일으킨 배경에는 무엇이 있었나? 갑자기 유럽은 왜 먹고 살만해졌고 문화와 예술을 꽃피우게 되었나?

그 배경에는 도시가 있었다. 영주에 속해 반노예 신분에 허덕이던 이들이 상공업자들을 중심으로 형성된 도시로 흡수되며 도시의 인구가 늘어나고 앞에서 설명한 집적효과가 발생하며 도시가 발전하기 시작했다. 도시에서의 삶은 농노였던 시절보다 훨씬 윤택하고 자유로워졌고 그 토대에서 예술과 문화가 꽃피고 철학과 인문학이 발전하며 인본주의와 민주주의 사상도 태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20세기 세계의 패권은 유럽에서 미국으로 넘어갔다. 세계 경제의 중심지는 런던이 아닌 뉴욕이 되었고 산업의 중심지는 리버풀이 아닌 실리콘밸리가 되었다. 고전 예술의 중심지가 파리, 로마, 빈 등일지는 모르나 현대 예술의 중심지는 헐리웃과 브로드웨이이다. 서구 문화의 시작이 유럽이라 고전의 중심지가 유럽일지는 모르나 현대 예술의 중심지는 단연코 미국이다. 유럽 노래를 흥얼거리는 미국인이 많은지, 팝을 따라부르는 유럽인들이 많은지를 생각해보면 아주 간단한 일인데 비단 예술 뿐만 아니라 신학, 철학, 인문학 등에 있어서도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앞서가는 나라가 되었다. 미국인들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경제의 단단한 토대 위에서 찬란한 문화가 꽃피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 나라에서 일본 만화와 홍콩 영화가 대유행이었던 때가 일본과 홍콩의 경제가 엄청 잘 나가던 시절이었던 것도 다 이유가 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가 먹고 살만해지면서 전세계적으로 한류문화가 크게 유행하고 있다. 우리는 한국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하고 한국 가수 BTS가 21세기 비틀즈라 불리는 시대에 살고 있다. 전세계 많은 젊은이들이 한국 드라마, 영화, 뮤직비디오의 배경을 보고 싶어서 한국을 찾는다. 드라마에 나오는 것처럼 한강 공원에 가서 치맥을 시켜먹고 남산에 올라 셀카를 찍는다.

우리가 파리와 로마에 가서 아름다움을 느끼고 낭만에 젖는 것도 이와 다르지 않다. 단테가 샤롯데를 만났다는 피렌체의 폰테벡끼오, 베로나에 있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생가, 수많은 소설과 영화의 배경이 되었던 유럽의 대도시를 경험하며 그 예술을 경험했을때의 감동에 다시 빠지는 것이다.

정치인들이 닮아야 할 선진국을 이야기할 때 주로 등장하는 나라들은 독일, 네덜란드, 프랑스, 스웨덴, 핀란드 등 대부분 유럽 국가들이다. 물론 선진국들이고 배워야 할 점이 많은 나라들이지만 당연히 그들도 완전하지 않고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었으며 지금도 겪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삽질이 파리의 도시 정책이다. 몇 해 전, 노란조끼 시위로 파리가 매우 시끄러웠다. 마크롱이 대통령이 되면서 유류세를 올렸는데 그게 신도시에서 파리로 출퇴근하는 이들을 열받게 했고 이들이 차량에 의무적으로 비치해야 하는 노란 형광조끼를 입고 나와 시위를 하면서 붙은 이름이다.

그 배경은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파리는 신도시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정부 당국은 신도시에 많은 지원책과 유인책을 만들었고 교통 인프라를 대거 확충했으며 결정적으로 파리 시내 도시 개발을 억제했다. 정부의 이런 방침에 따라 많은 이들이 파리에 있던 집을 처분하거나 파리에 집을 사는 일을 포기하고 신도시에 정착했다. 그러고 어떤 일이 벌어졌는가?

개발이 제한되어 공급이 늘어나지 않는데 경제는 저성장에 접어들며 금리는 내리고 파리에 대한 수요는 줄지 않자 파리 시내의 임대료와 부동산 가격이 치솟기 시작했다. 파리를 떠나 신도시에 정착한 이들은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렸고 출퇴근 시마다 시달리는 교통 체증은 매일 같이 분노를 일으켰다. 이런 상황을 무마하기 위해 정치인들은 선심성 제도들을 남발하며 포퓰리즘에 빠지게 된다. 프랑스 재정은 날이 갈 수록 나빠졌지만 공무원 숫자는 계속 늘어났고 이를 충당하기 위해 조세저항이 상대적으로 작은 법인세와 고소득층의 소득세를 계속 인상했다. 현재 프랑스의 법인세는 33%, 소득세의 최고 세율은 49%에 달한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될 수 있었다면 공산주의는 왜 실패했을까?

나라에서 재난지원금을 받아도 취직을 해서, 사업을 해서, 장사를 해서, 농사를 지어서 먹고 살 수 없으면 점점 더 많은 재난지원금을 요구할 수 밖에 없다. 정치인들이 황금 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갈라 포퓰리즘에 앞장선 결과, 프랑스의 재정은 이미 한계에 도달했고 이에 대한 비판과 함께 결국 경제를 살려내지 않으면 프랑스에게 미래는 없다는 절박함이 선택한 이가 바로 마크롱 대통령이다.

마크롱은 재정을 확충하기 위해 이제까지의 프랑스 정치인들과는 다른 정책들을 시행하기 시작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유류세 인상인 것이다. 정부가 나가래서 파리를 포기하고 신도시로 나갔는데 먹고 살기는 갈수록 힘들어져, 집값은 허구헌날 파리만 폭등해, 출퇴근은 더럽게 힘들어, 안 그래도 돈이 없어 십 년된 경유차 모느라 짜증나 죽겠는데 이제 기름값까지 올린다고? 이렇게 폭발한 게 노란조끼 시위이다. 즉 노란조끼 시위는 파리의 도시 부동산 정책의 실패를 가장 잘 보여주는 대표적 단면인 것이다.

집적효과로 성장하고 발전한 도시의 집적효과를 인위적으로 막으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보여주고 있는 파리를 보며 서울이 천박하다고? 서울을 파리처럼 만들자고? 아이고 어르신 한국의 문제는 서울이라는 대도시가 너무 큰 게 아니고 서울과 같은 집적효과를 내는 대도시가 하나밖에 없다는 거라고요.

국정운영의 전권을 쥐고 있는 여당의 대표가 50년 전 읽었던 소설의 감상에 빠져서 "오 센느강의 낭만이여, 에펠탑의 멋짐이여" 하고 있는 거라면 지독한 무능이고 국민들을 감상에 빠지게 호도해서 선동하고 서울이 파리 같은 비효율의 극치가 되든말든 다른 어떠한 이익을 누리려고 하는 거라면 악이라 할만하다.

이를 두고 그 천박한 서울, 니네가 만들었다고 하는 개혁 보수의 수준 또한 절망적이다. 서울은 천박하지 않다. 서울이 천박하다면 예술이랍시고 도심에 돈주고 모아놓은 신발들이 천박하지, 여기저기 오밀조밀한 골목들은 물론, 높고 곧게 쭉쭉 뻗어있는 아파트와 빌딩들, 그 사이사이 조성된 공원과 녹지, 한강을 따라 이어진 자전거도로, 구석구석 갈 수 있는 깨끗한 지하철 등 어느 하나 천박하지 않다. 그 천박한 도시 니가 만들었다는 논박은 서울이 천박하다는 데에 동의한 발언이 아닌가? 서울의 가치를 모르는 여당 대표와 야당 의원의 수준이 막상막하, 난형난제이다. 가히 절망적이라 할만하다.

서울은 그 자체로 이미 세계에서도 손에 꼽히는 도시이다. 산업과 금융과 BTS와 기생충과 올림픽과 월드컵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도시는 흔치 않다. 우리가 할 일은 서울의 부족한 점을 잘 살펴 서울을 더욱 발전시키는 일이다. 어느 하나를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뉴욕, 런던, 파리, 도쿄 등 세계의 대도시들을 연구하여 취사선택하는 일이다. 그러려면 느낌과 감상을 앞세울 게 아니고 자꾸 새로운 지식을 쌓고 공부해야 한다.

지역 균형 개발을 진정 원한다면 우리가 해야할 일은 그나마 하나있는 서울을 해체하여 서울이 하나도 없는 나라를 만드는 게 아니라 제 2, 제 3의 서울을 건설하는 일이다. 도시의 기능을 나눈다고? 도시의 핵심은 앞에서 설명한 집적효과이다. 집적효과가 사라지면 비효율이 증가한다. 부산에, 광주에, 목포에, 울산에 제 2, 제 3의 서울을 건설하자는 정치인들의 토론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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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10

나의견해 / 2020. 6. 2. 10:50

G7이 코로나로 연기되었다. 그런데 연기되면서 트럼프가 한국을 초대하고 싶다고 했다. 한국 뿐만이 아니다. 호주, 인도도 언급했다. G7은 누구인가?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이탈리아, 캐나다의 서방 7개국이다. 잘 살고 힘도 있는 미국과 친구들의 모임이다. 거기에 한국, 호주, 인도한테 들어오한다.

 

기존 7개국의 공통점이 뭘까? 일단 자본주의, 민주주의 국가들이고 국민소득이 높은 선진국들이며 인구 6천만명 이상의 대국들이다. 이번에 언급된 국가들을 G7과 비교하면 호주는 인구가 살짝 미달하지만 국토가 워낙 커서 대국이라 할만하지만 한국은 인구 5천만명에 국민소득 3만불로 뭔가 2%씩 부족한 느낌이고 인도는 인구 15억의 대국이긴 하지만 선진국이라기에 국민소득이 턱없이 부족한 국가이다. 특히 서방세계가 자부하는 인권 이슈에서도 바닥 수준인 국가이다.

 

그렇다면 한국, 호주, 인도라는 국가에 어떠한 공통점이 있을까? 바로 지리적 위치이다. 지도를 펴서 한국, 호주, 인도를 이어보면 중국의 남동쪽 해상을 감싼 삼각형이 그려진다. 중국의 북쪽은 시베리아 대륙이고 서쪽은 히말라야 산맥이니 남동쪽해상을 봉쇄하면 중국은 고립된다.

 

미중무역분쟁이 시작된지 2년, 코로나와 화웨이를 놓고 양국의 긴장관계가 고조되던 중에 한국-호주-인도를 G7에 초대하겠다는 트럼프의 코멘트가 나왔다. 우리에게는 어마어마한 역사의 기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 애초에 이 전략은 일본의 아베가 주창했던 전략이다. 이른바, 일본-호주-인도 방위전략. 이렇게 될 경우, 한국은 서방의 중국 봉쇄 전략에서 빠지게 되며 새우등 꼴이 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미국은 중국 해상 봉쇄 전략에 매우 동의하면서도 이왕이면 한국이 일본과 함께 한 축을 담당해주면 더 좋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 일본은 제조업 라이벌로 성장한 한국을 배제하면 배제할수록 이익인 상황이라 이를 빌미로 한국과의 묵은 문제들을 자국에 유리하게 해결하고자 할 것이며 미국도 한일간의 이슈에서는 어느 정도 일본의 손을 들어주려 할 것이다. 이는 일본이 과거사 문제에서 명분을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무조건 잡아야 하는 기회이다. 어차피 힘없는 나라에게 중립외교란 존재하지 않는다. 사드배치를 떠올려보자. 우리의 중립외교가 중국에게 긍정적 영향을 주었는가? 괘씸죄까지 겹치며 중국은 더욱 처절하게 경제 보복을 단행했다. 갈팡질팡하지 말고 미국과의 동맹을 굳건히 하며 경제에서도 미국의 도움을 바라는 게 훨씬 실리적이다. 동남아시아의 해상은 세계적으로 물동량이 가장 많은 곳이며 한국, 호주, 인도가 이 지역 안보의 중심이 된다면 경제적 해상의 중심지가 될 가능성도 매우 높으며 이 지역에 긴장감이 고조될수록 더 그럴것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우리 정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대통령이 트럼프의 제안에 기꺼이 응하겠다고 했지만 G7에 참석해서 북한,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설득할 확률이 매우 높다고 본다. 미국에서 한국이 동맹국의 입장에서 온 건지, 북한/중국의 사자로 온건지 잘 모르겠다는 비아냥이 나올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포기하기에 한국의 지리적 위치는 너무 아깝다. 주적 중국 코 앞에 떠 있는 거대한 전략기지이기 때문이다. 

 

인생 운칠기삼이라는데 타고난 지리적 위치에 조국의 명운을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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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의 과잉, 정치의 빈곤

밝혀진 것만 5천년에 이르는 유구한 역사. 그 역사의 대부분은 신분제를 바탕으로 한 계급사회였다. 지배계층은 지배에만 관심이 있었다. 자신의 기득권을 유지하는 게 국가와 백성보다 중요했다. 지배계층이 과하기 시작하면 이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늘어나고 그들에 의해 지배계층을 뒤집히는 게 시대적 흐름일 것이나 이 나라에서 그런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 지배계층이 권력의 종교화에 성공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권력을 유지할 힘이 없었을 때에는 과감히(?) 외부 세력을 끌어들여 권력을 공고히 하는 일도 서슴치 않기 때문이기도 했다.



임오군란도, 갑신정변도, 동학농민운동도 그렇게 외세에 의해 진압되었다. 백성들이 개, 돼지만도 못한 삶을 사는 데에 가장 큰 역할을 했던 왕과 왕비는 외세에 의해 죽임을 당하거나 죽임을 당한듯 죽으며 가해자에서 피해자가 되었다. 애초에 가해자 대우를 받은 적도 없었다. 이미 종교화된 왕조를 비판할 수도 없었던 시대.. 누군가 욕받이가 되어야 했던 시대에 극악무도한 어둠의 가해자로 일본이 급부상했다.



중국이 모든 것의 중심인 중화사상을 조선만큼 열심히 섬기던 나라도 없었다. 오랑캐가 중국을 먹어삼켰으면 중국도 뭐 별 것 아니었구나, 중화사상 개뿔...이라고 생각했으면 좋았으련만, 조선은 달랐다. 중국도 청에 넘어갔으니 이제 진정한 유교의 정통성은 조선에 있다는 소중화사상에 빠져든다. 실제 세계가 어떻든, 그들만의 세상에서는 세계의 중심이 되어버린 조선에게 일본은 오랑캐일 뿐이었다. 법도도 모르는 오랑캐들이 총칼로 왕조를 유린하니 백성들이 적개심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으리라. 몽골 오랑캐, 여진족 오랑캐에게 항복하여 국가를 빼앗긴 적이 있었지만 국가의 치욕이라 부른 건 경술년 하나 뿐이다. 조선에 있어 왜는 오랑캐 중에서도 가장 낮은 오랑캐였기에 경술년의 일은 국가의 치욕인 것이다.



이때부터 국가를 되찾고 발전시키는 데에 뜻이 있던 식자층의 키워드는 극일이 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미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던 일본을 극복하는 것은 너무 멀었기에 극일은 반일로 대체되었고 민족주의는 좌우에 앞선 키워드가 되었다. 이후, 해방과 함께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반공이 반일을 대체하며 권력을 잡게 된다. 우파의 키워드가 반공으로 자리잡자 좌파의 키워드는 민족주의로 자리잡는다. 반공체제에서 계급투쟁은 자칫 빨갱이로 몰릴 수 있는 너무도 위험한 일이었고 민족주의는 우파도 어찌하기 어려운 반일이라는 대의명분을 내포하고 있는 키워드였기 때문이다.



KKK단의 백인우월주의, 히틀러, 아랍 테러의 키워드인 민족주의가 이 땅에서는 진보의 키워드이고, 해외 어떤 나라에서도 우파의 키워드일 수 밖에 없는 민족주의가 이 땅에서는 진보의 키워드이다. 하지만 세상은 순리대로 흐르고 비정상적인 상황에 반짝했던 비정상적인 일은 상황이 정상화되면 그 힘을 잃게 된다. 80년대의 20대에게는 개량한복을 입고 캠퍼스를 누비는 게 개념인, 깨시민의 행동이었을지 모르지만 2020년의 20대에게 한복은 인스타에 올리려고 경복궁에 놀러갈 때 재미로 입는 옛날옷, 그 이상이 될 수 없다. 누구 말마따나 민족주의가 진보의 키워드라는 사실은 50대 이상에게 너무도 당연한 일일지 모르지만 40대에게는 절반 정도나 끄덕이는 일일테고 30대에게는 어불성설, 20대 이하에게는 개소리에 불과할 뿐이다.



지금 이 사회의 주류는 50대 이상의 진보계층이다. 그 진보층이 더 이상 이 사회의 진보층을 의미할 리는 없으나 그들은 본인들을 이 사회의 진보층이라 확신하고 깨시민이라 자부할테다. 그들에게 역사의 진일보를 이뤄내기 위해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역시 민족주의이다. 우리는 못 사는 이유는 국토가 반으로 잘려 힘을 잃었기 때문이고 이 국토를 절단낸 건 일본이리라. 국토의 정기가 끊겼는데도 이만큼 잘 사니 그 주장이 맞지 않음이 증명된 것 같기도 하지만, 휴거가 일어나지 않은 다음날 속았다고 말할 사람이었으면 애초에 사이비 종교에 빠지지도 않았을거다. 같은 민족인 북한은 민족주의의 유일한 파트너이니 뭔 짓을 해도 용서하고 화해할 수 밖에 없다. 간혹 이해하기 어려운 일들도 있긴 하지만 역사의 진일보를 위해 다른 선택지는 없다. 그러려면 중국과 러시아와의 발전적 관계가 뒷받침되어야 하니 그들에 대해서도 우호적일 수밖에 없다. 현 정부가 말하는 중립외교의 허상이다. 널 사랑하지만 너보다는 날 더 사랑하기 때문에 너 말대로 할 수는 없어. 그래서 너와 헤어지게 되더라도 할 수 없어..라고 말할 수 있어야 밀당이 가능할진대 주구장창 나의 순수함을 믿어달라고 눈물지을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다. 언포추너를리, 너 아니면 안 되라는 나의 순진무구한 일편단심은 현실 세계에서는 적당히 맞춰주는 척하며 어장관리하기 딱 좋은 호구일 뿐이다.





이제 비정상을 정상화 할 때가 되었다. 민족주의는 진보의 가치가 될 수 없고 상대가치는 국가의 가치가 될 수 없다. 어떤 조직의 가치가 특정 상대에 대한 상대가치가 된다면 그 조직의 성패는 업 투 미가 아닌 업 투 그 상대가 된다. 반공이 국가의 가치가 될 수 없듯, 반일 또한 국가의 가치가 될 수 없다.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는 만큼의 의무와 책임도 따르는 게 민주사회이다. 5천년간 지배계층의 논리만 존재하던 곳에서, 지배계층과 다른 논리는 너무도 쉽게 묵살되던 곳에서 우리는 어쩌면 그들처럼 길들여진 게 아닐까? 피아를 선악으로 식별하고 나와 다른 얘기를 하면 누르려고 하는 문화는 반공이나 반일이나 다르지 않아보인다.



새 시대를 열고자 한 평생을 바쳤던 이들이 중심일지는 모르나 그들이 바친 시간동안 세상은 변했고 그들이 바친 시간만큼 그들 또한 변질되었다. 그렇게 노력했어도 옛 시대의 룰에 젖어들지 않는 데에 성공한 이들은 주류로 살아남을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들도 모르는 사이, 그들은 반공에 분노하며 반일을 외치는 내로남불의 화신이 되어버린 것이다.



현 정부의 소명은 새 시대의 출발이 아니라 구 시대의 종결이다. 그것을 깨달은 두 거인은 스스로 몸을 던져 구 시대를 종결시키고자 했으나 그들의 아름다운 의도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현 기득권 세력이 구 시대의 종결이라는 시대적 소명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이 땅은 오래도록 그 후유증에 시달릴텐데 아직도 민족주의가 진보의 가치이고 자신들을 진보 세력이라고 믿는 이들이 갑작스레 시대적 소명을 알아볼 확률은 0에 가깝다.



얼핏 정치의 과잉 시대로 보이나 찐은 보이지 않는 정치의 빈곤 시대. 우리가 살고 있는 2020년 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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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을 보고 주식을 사서 모으겠다.

 

 

좋은 생각입니다.

내일 올라갈 주식보다 향후 클 기업을 찾는 일이 훨씬 쉽기 때문입니다.

 

주식을 사서 모으겠다...는 생각을 했던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신종 코로나(이하 코로나)'일 겁니다.

코로나로 인해 주가가 전체적으로 하락했다 하니 그 기회를 잡기 위해 주식시장에 관심이 생겼을 겁니다.

 

그럼 우선 코로나에 어떤 영향을 받고 있는지에 따라 기업들을 분류해 볼 수 있겠습니다.

 

1. 코로나에 악영향을 받는 기업

2. 코로나에 별 영향이 없는 기업

3. 코로나에 반사이익을 받는 기업

 

1번에 해당하는 기업은 급락 후, 주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어야 합니다.

2번에 해당하는 기업은 급락 전의 주가를 거의 회복했어야 하고

3번에 해당하는 기업은 급락 전보다 더 높은 주가를 받고 있어야 할 겁니다.

 

실제로는

1번은 제조업, 금융업 등의 전통산업입니다. 실적이 줄어드는 게 확정적인데도 주가는 꽤 회복했습니다.

2번은 음식료, 인터넷 관련 산업들인데 꽤 많은 기업들이 이미 급락 전의 주가를 넘어섰고

3번은 진단키트, 손세정제, 언택트 관련 종목들인데 급락 전 주가의 5배, 10배에 도달한 종목들도 보입니다. 

 

전반적으로 주가가 기대치에 비해 높게 위치하고 있습니다.

크게 2가지 요인으로 요약해 볼 수 있겠습니다.

 

1. 주가를 보는 기준점이 너무 낮습니다.

3월말의 1440은 돈이 돌지 않아 금융경색이 시작되고 대출로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들의 담보가치가 줄어들어 반대매매가 쏟아진 상황이 반영된 숫자입니다. 모든 경제가 무너지고 수많은 기업이 망할 우려는 거의 사라졌습니다. 그 때 하락이 그 부분을 반영했던 거였기 때문에 그 지수에 비교하는 건 맞지 않습니다.

 

2. 코로나 사태 이전보다 유동성이 증가했습니다.

글로벌 금리는 일제히 하락하며 이자부담이 덜어졌고 각국의 중앙은행과 정부 당국은 유동성을 완화하거나 직접 자금을 공급했습니다. 시중 자금이 훨씬 더 늘어났기 때문에 가치의 증가 없이도 자산의 가격이 올라갈 룸이 생겼습니다.

 

 

 

지금 글로벌 자본시장은 내년과 후년을 카운팅하고 있는 걸로 보입니다. 하반기에 좋지 않은 경기지표들이 계속되더라도 내년, 후년 경제를 훼손되는 그림이 아니라면 시장은 별 반응을 보이지 않을겁니다. 유일한 리스크는 코로나가 2차, 3차 팬데믹을 일으키는 거겠죠. 치료제와 백신 개발 뉴스에 시장이 급등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1. 코로나에 악영향을 받는 기업

2. 코로나에 별 영향이 없는 기업

3. 코로나에 반사이익을 받는 기업

 

이 시점에 10년 보유할 기업에 투자하겠다면 2번, 3번 기업들은 가격이 너무 높아보입니다. 특히 적금처럼 꾸준히 모아서 나중에 좋은 수익을 누리려는 관점이라면 오히려 1번 기업들을 공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 망해들어가는 국면에서 살아남는다면 그 기업은 이후 과실을 독점할 수 있고 모두가 망하는 국면에서 살아남는 비결은 충분히 비축하고 있는 현금이 되겠죠.

 

쉽게 말해 항공사, 여행사 중에서 1년, 2년 이런 상황이 이어지더라도 망하지 않고 버텨낼 기업은 이후 펼쳐질 시장을 삭쓸이 하겠죠. 항공, 여행, 레저 뿐만이 아닙니다. 유가와 관련된 플랜트 기업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생존 게임에서 살아남으면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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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월한 유전자, 동물적인 감각

 

팬텀싱어3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천재로 밖에 설명되지 않는 이들의 노래는 언제나 가슴을 울리는 뭔가가 있다. 진정한 예술의 힘이겠지... 악기를 전공한 부인과 그 얘기를 하는데 부인이 이런 얘기를 한다. 악기는 재능이 좀 떨어져도 열 시간이고 스무 시간이고 연습해서 도달할 수 있는 수준이 있는데 성악은 성대에 무리를 주면 안 되기 때문에 연습시간을 늘리는 데에 한계가 있고 결국 타고난 유전자와 목소리가 성패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단다.

 

최근 증시에 투자하거나 투자를 문의하는 비율이 급증하고 있다. 자본시장에 변동성이 커지면 큰 손실을 보는 사람만큼 큰 이익을 보는 사람도 늘어난다. 사람들은 자기가 후자일 거라고 기대하며 자본시장에 뛰어든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말하는 투자는 investment와 trading을 합한 말이다. 인베스트먼트는 현재 가격이 실제 가치 혹은 잠재 가치보다 낮다고 판단할 때, 언제가 됐든 그 가치가 반영될 거라고 믿고 하는 투자 행태이고 트레이딩은 실시간으로 돌아가는 각 시세의 흐름을 활용하여 수익을 얻고자 하는 투자 행태이다. 쉽게 말해 인베스트먼트는 가치의 개념이 더 강하고 트레이딩은 시간의 개념이 더 강하다.

 

며칠 전, 지인에게 전화가 왔다. 다 사줘. 뭘? 코덱스인가? 그거 있잖아 유가 ETF. 다른 사람이었으면 현물과 선물지수의 차이는 알고 있느냐? 유가선물은 매달 만기가 도래하는 걸 알고 있느냐? 지금 상황에서 롤오버 비용이 얼마인지 아느냐? 등등 투자의 위험을 얘기했겠지만 이 분에게는 딱 한 마디만 했다. 지금 다 사면 되지? 그러고 오늘 아침에 지금쯤 팔면 어떨까 할 때, 다시 전화가 왔다. 다 팔아줘. 역시 한 마디 뿐. 수익률 +48%.

 

별 말 없이 이 분이 하라는 대로 했던 가장 큰 이유는 이 분이 경제나 투자, 트레이딩 등에 충분한 지식을 갖고 있어서가 아니다. 이 분이 바로 트레이딩에 동물적 감각을 타고난 사람이기 때문. 이 분의 트레이딩은 항상 이런 식이다. 그냥 느낌이 오는대로 사고 팔 뿐이다. 항상 이런 식으로 사서 수익을 보는 것은 아니다. 마음이 바뀌면 바로 판다. 어떤 때는 빠지면 더 사고 어떤 때는 빠지면 팔아치운다. 어떤 때는 안 올라서 지겹다고 팔기도 하고 또 어떤 때는 안 오르면 잘 됐다고 더 사기도 한다. 그걸 좌우하는 것은 철저한 그의 감, 느낌이다.

 

오르면 사고 싶고 빠지면 팔고 싶은 게 인간의 본성이라 트레이딩은 늘 어렵다. 찰나를 놓치면 만회할 기회도 없고 오랜 시간 연습해도 답도 없는 게 트레이딩이다. 성악이 그렇듯, 트레이딩이야말로 타고난 유전자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닐까? 우월한 유전자와 동물적인 감각이 아니면 노력해도 성공에 이르르기 너무 어려운 분야가 아닐까?

 

대부분 investment를 말하지만 trading를 하고 있다. 상당수는 본인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조차 생각해보지 않았을 수도 있다. 좋지 않은 목소리와 음감을 갖고 성악에 올인하는 인생은 참 고달플 것이다. 언젠가 응답할 거라는 믿음으로 쏟는 노력을 투자에 쏟았다면 어느 수준에는 이미 도달했을지도 모른다. 시장이 참 이상하다. 왜 하필이면 그 때. 이런 생각이 든다면 트레이딩은 빨리 접는 게 좋다. 그 길이 나의 길일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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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쓰레기 & 폐품

 

학교에서 한 달에 한 번씩 폐품을 걷었었다.

한 달치 신문지를 노끈같은 걸로 묶어서 들고 갔던 기억이 난다.

폐품을 갖고 가는 날은 항상 손바닥에 벌건 노끈 자국이 생기곤 했다.

 

신문지가 물에 젖으면 폐품으로 제출을 못했던 기억도 난다.

종이가 썩으면 재활용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했다.

 

21대 총선이 끝났다.

결과는 민주당의 압승

2/3를 민주당이 갖고 가고

미통당은 1/3에 머무르는 결과가 나왔다.

 

국민들은 미통당을 쓰레기로, 민주당을 폐품으로 생각하나보다.

정확히는 2/3 중 1/3은 아직 멀쩡한 종이로,

다른 1/3은 폐품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이 종이들도 이미 썩기 시작한지 한참이라고 생각하지만

원래 있던 쓰레기에서 너무 역한 냄새가 나니

새로 썩는 냄새는 잘 안 나나보다.

 

비염이든, 축농증이든 뭐든

썩은 냄새를 못 맡아서 도려내지 않았으니

썩는 속도는 지금보다 더 빨라질 것이다.

 

그렇게 다 썩고 나면 그때는 알겠지

아 그 때 이미 썩었었구나.

 

그래도 이번 선거로 옛날 쓰레기들은 치울 듯 하다.

그래 어떻게 한꺼번에 다 치우겠어.

역사가 하나씩 하나씩 치워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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