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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라밸의 허상

나의견해 / 2021. 2. 14. 11:55

한국은 원래 Corea인데 일본이 Japan 뒤에 놓기 위해 Korea로 바꿨다더니 그랬으면 왜 한국 정부가 출범하면서 정식 영문 명칭을 Republic of Korea로 했는지 궁금하지만, 아! 그것도 이승만을 비롯한 정권의 중심이 친일파라 그랬다고 하겠구나... 21세기 국뽕이 가장 차오르는 알파벳은 K가 되어버렸다. K-pop, K-movie, K-culture, K-food를 거치더니 이제 거꾸로 잘한건지 못한건지 모르겠는 것들에도 K-붙여 잘한 것처럼 홍보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K-방역

 

우리 사무실에 근무하는 사람은 총 16명이다. 54세 이상이 6명(남5, 여1), 44~53세가 6명(남1, 여5), 43세 이하가 4명(여4)인데 30대는 2명이다. 나이가 가장 많은 직원이 59세, 가장 어린 직원이 34세 정도. 43세 이하 4명은 전원 백오피스 여직원들이고 그 중 1명은 심지어 알바. 54세 이상 중 4명은 계약직인데 1명은 전문영업직이고 3명은 임원이거나 임원을 역임하고 전관예우를 받는 중. 2명은 정규직을 유지하며 전략적으로 정년을 선택한 분들이다. 현재 44~53세인 이들에게도 대충 이런 두 가지의 선택지가 남아있다.

 

16명 중 6명이 열외이고 4명이 백오피스. 실제 조직을 이끄는 숫자는 6명. 숫자로만 봐도 말할 것도 없이 태부족인데 이들의 나이 또한 44, 45, 47, 49, 50, 51이다. 더 큰 문제는 이들 다음에 오는 인력이 없다. 백오피스에서 잘 성장해서 프론트오피스로 넘어오는 확률도 얼마 되지 않을 뿐 아니라 백오피스 자체의 인력채용 또한 거의 중단된 상태에 있기 때문에 백오피스의 인력도 부족해 백오피스 업무를 이어가는 연령도 늘어지고 있다. 예전에는 30대가 되면 텔러 업무를 이어가는 것 자체가 거의 불가능했지만 이제는 막내가 34세이다. 50세에도 충분한 연봉을 받으며 관리직을 수행할 수 있는 것.

 

작년말, 직원 성과급 제도가 바뀌었다. 개인 성과급의 비중을 줄이고 조직 성과급의 비중을 늘린 것. 당장 일을 잘 하는 직원은 손해를 볼 것이고 일을 안 하는 직원은 이득을 볼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모두에게 손해이다. 일을 해봐야 본인에게 돌아오지 않는다면 일을 잘 하는 직원은 일의 양을 줄일 것이다. 회사 전체의 성과는 하락할 거고 성과가 안 나오는 조직은 구조조정을 단행한다. 언제나 그렇듯 일을 안 하는 직원은 구조조정 1순위이다.

 

6년이 지나면 50세 이상이 6명, 60세 이상이 6명이다. 갑자기 어디에선가 날아올 30대, 40대는 없다. 현재 55세인 임금피크제와 60세인 정년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경영진은 단기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인력을 줄이려고 할 것이고 노조는 대다수 노조원의 지지를 받기 위해 포퓰리즘성 공약을 쏟아낼 것이다. 그 중 가장 달콤한 것이 정년의 연장일테고 회사는 노조의 주장을 승인하여 정년을 연장하는 대신, 희망퇴직의 승인을 노조에게서 받아내고 신규 채용을 최소화할 것이다. 필요한 인력은? 계약직으로 채용해서 쓰겠지.

 

돈도 없고 백도 없는 20대들이 죽어라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것, 돈도 있고 백도 있는 부모들이 죽어라 자식들을 의대에 꽂으려고 하는 것. 두 가지 모두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는 증거이다. 저마다의 입장에서 가장 스마트한 선택을 하고 있는 것. 물론 그 과정에 불법이나 불공정이 있으면 안 되겠지만 문은 좁고 능력은 안 되는데 살기 위한 다른 방법은 없다면 거기엔 반드시 불법이 따르게 된다. 먹고 사는 문제와 비전은 그래서 중요한 것.

 

죽어라 공무원이 되거나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채용의 문을 뚫어내면 그 기쁨은 매우 크겠지만 그 시간은 더없이 짧다. 위에서 설명한 현실을 바로 맞닥들이게 되기 때문. 내게는 어떠한 비전도 없다. 나와 최소 20살 이상 차이나는 이들도 아직 실무자일 뿐. 미스트롯, 미스터트롯에 심취한 이들과의 일상은 숨이 턱턱 막힌다. 내 말은 언제나 나도 옛날엔 그랬다에 막히고 내 의견은 언제나 소수 의견. 인간은 정신이 육체를 지배하는 유일한 짐승이다. 먹는 게 해결되면 금세 무료에 빠진다.

 

나는 왜 회사에 있을까? 나는 왜 일을 할까? 모든 것이 가로막혀있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답은 딱 하나. 생계를 위해서 밖에는 없다. 오케이 좋다. 먹고 살기 위해 회사에 나가서 저들이 하라는 대로, 내 생각은 다르지만 꾹 참고 해야 한다면 그 시간은 그렇게 하자. 하지만 일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일 뿐, 내게 어떤 기쁨과 즐거움도 주지 못하는 것이라면 그 기쁨과 즐거움을 밖에서 찾을 수 밖에 없으니 그 밖의 비중은 점점 커지고 나아가 일이 밖을 터치하는 일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 되는 것이다. 이게 바로 직장과 내 삶의 균형, 워라밸이다. 즉, 일은 하기 싫은데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일 뿐, 내 삶에 없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명확히 이해하고 있는 경영자가 있다면 이런 시대는 어마어마한 기회이기도 하다. 단군 이래 가장 유능한 세대의 우수한 자원들을 채용하여 그들의 삶에 일을 넣어줄 수 있다면 그 우수한 자원을 싹쓸이 할 수 있다. 더군다나 우리 같은 업종은 더더욱 그렇다. 인사 혁명. 현재 금융사에 찾는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앱을 편리하게 잘 만들고 잘 쓸 수 있게 도와줄 이들이 필요하고 대학과의 제휴를 통해 대학 과정을 겸해서 진행되면 어떨까? 그런 롤을 진행하며 기간별, 단계별 업그레이드 요소로 현장 평가와 업무 처리 능력, 자격증 취득에 대한 공정한 룰을 만든다. 매년 2단계의 과정과 시험을 통과하면 재계약이 가능하고 2년이 지나면 준직원으로 인정을 받으며 4년이 지나면 정직원이 된다. 정직원이 되면 직군 전환을 위한 공정한 시험의 기회가 제공되고 승진 또한 시험을 통해 누구에게나 열려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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