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CICCIT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174)
증권시황 (52)
산업기업 (36)
포트관리 (7)
매매기법 (12)
나의견해 (42)
리뷰 (3)
메모자료일기 (16)
Total
Today
Yesterday

달력

« » 2024.5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공지사항

태그목록

최근에 올라온 글

운칠기삼

메모자료일기 / 2020. 7. 6. 17:02

찬석이 형이 돌아왔다. 미국에서 잘 나간다더니, 갑자기 왜, 특히 자가격리까지 해야하는 코로나 시국에, 여러가지 의문이 스쳤다. 그치만 그에겐 그의 이유가 있겠지. 외로워서 돌아온 건 아닐까? 형이 보고 싶었다.

 

지난 주말 우연치 않게 만날 기회가 생겼다. 형도 우연히, 준비없이 만나게 됐는데 어머님을 뵙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심지어 어머님과 같이 살고 있는 줄도 몰랐다. 바싹 마르신 몸에 모자를 쓰고 계신 어머님은 아직도 젊고 아름다우셨지만 뵙자마자 형이 왜 그렇게 들어왔는지 알 수 있었다. 그랬구나. 어머님이 편찮으셨구나.

 

이어진 시간동안 형은 자기 얘기를 많이 하고 싶은 듯 했다. 누가 들어주든, 주지 않든 대화를 주도해나갔고 주로 미국 생활에 대한 얘기들이었다. 셰프로 알려지기 시작하며 파티 플래닝을 총괄하는 비즈니스를 했던 일들. 이 사람. 고생 참 많이 했겠구나. 열심히 살았구나.

 

찬석이 형은 원래 야구선수 출신이었다. 야구로 대학에 온 특기생인데 대학에 와서 야구를 그만 두었고 그렇게 우리랑 친해졌다. 한국에서 엘리트 운동선수가 어떤 의미인지 한국 사람은 모두들 안다. 운동에만 집중된 삶. 운동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삶. 그러던 형이 혈혈단신으로 미국으로 넘어가 셰프가 되고 사업가가 되었다. 그리고 무려 20년 만에 한국에 돌아와 미국에서의 삶을 얘기하고 있는거다.

 

어쩌면 듣기 싫을 얘기들. 사람들은 조금씩 듣다말다 하는 눈치였지만 난 최대한 열심히 들어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세상이 운칠기삼일지는 모르지만 운이 먼저인 건 본 적이 없다. 운은 누구에게나 주어지지만 열심히 살고 있던 차가 아니면 그 운이 왔는지도, 그 운을 어떻게 활용하는지도 모른채 그 운은 지나가버린다. 준비가 되어있는 자가 그 운이 왔을때 알아보고 움켜쥐는 것이며 그렇게 성공으로 이어지는 법이다. 문제는 대충 살아온 사람도 살아야 한다는 건데 그래서 대충 살다가 운이 왔는지도 모르고 산 자들은 왜 나는 운이 좋지 않은지에 대해 얘기해야 한다. 그렇게 자아를 보살피고 돌보지 않으면 끝없이 무너질 수도 있기 때문에.

'메모자료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투데이 리서치  (0) 2020.12.01
부자보고서 2020  (0) 2020.10.28
주식 양도소득세  (0) 2020.06.25
일기 : 골프, 아들, 기도  (0) 2020.06.12
진리  (0) 2020.06.08
Posted by CICCIT
, |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