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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 아무리 중요한 이유가 있다고 해도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흐르게 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많은 힘이 낭비될 것이며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해도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특성을 잘 살려야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은 왜 모여살까? 중세 시대 유럽에서는 흑사병이 돌아 인구의 1/3이 줄었던 적도 있다. 모여살지 않았으면 발생하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모여살면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층간 소음도 모여살지 않았던 시절에는 없었던 문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왜 모여살까? 다른 사람 안 보고 따로 살면 참 편할텐데 왜 사람들은 서로 지지고 볶고 욕하고 욕먹으면서도 굳이 그렇게 모여서 살까? 무수한 문제가 있어 보일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표현을 쓸만큼 그 무수한 문제들이 다 무시될만큼 모든 이유를 잠재우는 이유는 딱 하나밖에 없다. 그것은 먹고 사는 문제, 즉 경제의 문제이다.

 

김장철이다. 김치를 담그는 일은 보통일이 아니다. 배추를 다듬어서 소금에 절이고 무를 잘게 썰어 고추가루와 젓갈, 마늘, 생강, 설탕 등등등 갖은 양념에 버무려 소를 만들고 소금에 절인 배추를 꺼내 함께 버무린다. 그런데 그 어려운 김장을 사람들은 모여서 한다. '하는 김에 같이 하자. 내일 우리 김장하니까 우리 집으로 와'라고 한다. 그리고 그 험한 일을 하면서 고기도 삶아서 먹는다. 심지어 배추전까지 부친다. 할 일이 없어 시간이 남는다는 듯이 말이다. 김장을 할 때의 일만 보면 이해가 되지 않지만 김장을 하기 전에 들어가는 일들을 생각해보면 조금 이해가 되기도 한다. 시장에 가서 배추를 고르고 사고 배달이 오면 배추를 놓을 장소를 마련하고 소금에 절여놓을 큰 통을 준비하는 등의 번거로운 일들은 김장을 10포기를 담그든, 100포기를 담그든 큰 차이가 없는 일들이기 때문이다. 

 

돈을 써야만 비용이 아니라 일을 하기 위해 시간을 쓰고 힘을 쓰고 하는 모든 것들을 비용이라고 한다면 비용은 크게 일의 양과 관련이 큰 비용과 관련이 크지 않은 비용으로 나눌 수 있다. 전자는 일의 양에 따라 들어가는 비용도 변동하기 때문에 변동비용, 변동비라고 부르고 후자는 일의 양에 따르지 않고 들어가는 비용이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고정비용, 고정비라고 부른다. 한 사람이 먹고 사는 데에 들어가는 비용을 100, 그 중 고정비를 50, 변동비를 50이라고 한다면 모이면 모일수록 고정비를 나눌 수 있게 된다. 혼자 살면 100을 쓰고 살아야 하지만 50명이 모여 살아 고정비를 나누면 1명당 1 + 변동비 50 = 51밖에 들어가지 않는다. 옛날에 동네마다 있던 우물을 생각해 보면 이해가 쉽다. 혼자서는 우물을 파기도 힘들고 파고 나서 나오는 물을 다 쓸 수도 없다. 여럿이 파면 힘도 훨씬 덜 들고 버리는 물 없이 나눠 쓸 수 있어서 효율적이다. 현대 사회도 마찬가지이다. 상수도, 하수도, 도로, 철도 등 국가는 SOC 투자의 효용성을 따질 수 밖에 없다. 어디에 해야 더 많은 사람이 혜택을 볼까?

 

모여서 사는 것의 이로움은 이뿐만이 아니다. 사업의 측면에서도 같은 현상이 발생한다. 위의 김장과 우물을 다시 생각해보자. 모여사는 사람이 충분하다면 김치와 물을 그들에게 판매할 수 있다. 최근 오피스텔 건물의 지하 주차장에서 세차, 빨래, 택배 서비스가 성행하고 있다.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공간이라 가능한 일이다. 각종 비즈니스가 가능해지니 사람들은 또 다시 유입되고 사람들이 더 유입되니 더 많은 비즈니스가 가능해진다.

 

이렇게 사람이 많이 모여살면 채용도 쉬워진다. 젊은 사람들이 모여살수록, 교육 수준이 높은 사람들이 모여살수록 기업들이 좋은 인재를 채용할 기회도 많아진다. 이를 노리고 좋은 기업들이 모여들면 좋은 인재들이 좋은 기업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도 많아진다. 좋은 일자리가 좋은 인재를 부르고 좋은 인재가 좋은 일자리를 부른다.

 

 

왜 우리나라의 모든 것은 서울로 집중될까? 거기에 좋은 기업들, 좋은 일자리들이 몰려있기 때문이다. 그럼 좋은 기업들은 왜 서울로 몰려들까? 거기에 좋은 인재들이 모여있기 때문이다. 그럼 좋은 인재들은 왜 서울로 몰려들까? 좋은 일자리, 좋은 환경과 높은 생활수준, 사회 인프라, 교육 환경 등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서울에 살면 모든 것이 다 좋은가? 그렇지 않다. 위에서 얘기했듯, 모여살기 때문에 발생하는 많은 문제들이 있으며 주위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게 층간소음과 주차문제일 것이다. 산에 가서 혼자 산다면 더 이상 층간소음의 문제도, 주차공간의 문제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높은 주거비에 미춰붜뤼겠는 일도 없을 것이다. 인생은 결국 선택이다.

 

일자리 자체가 없어 먹고 살 수가 없는데 그게 다 무슨 소용이냐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 애초에 지방에 태어난 걸 선택한 적이 없는데 태어나자마자 차별이 시작되고 제공받는 기회 자체가 다르다는 주장이다. 나아가 서울과 지방의 계층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다. 지방이 활성화되지 않으면 결국 서울도 무너질거란다.

 

인위적으로 지방에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공기업들을 지방으로 이전시킨다. 서울에서 공기업 이상의 직장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은 서울에 남으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 공기업에 다니는 메리트가 100이라고 했을 때, 지방의 주거비용에 대한 손실로 최소 20은 날라간다. 그럼 그 일자리는 80의 일자리로 전락한다. 그 일자리의 혜택 100을 그대로 누릴 수 있는 사람은 그 지역의 원주민 뿐이다. 이게 과연 페어한 일일까? 페어하고 아니고 차원을 넘어보자. 이제 그 공기업에는 혜택 80에 만족하는 인재들만 남게 될 것이다. 그 이상의 인재들은 서울에서 다른 일자리를 찾을 것이고 그 지역에는 80 이하의 인재들만 남게될 것이다.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 아무리 중요한 이유가 있다고 해도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흐르게 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많은 힘이 낭비될 것이며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해도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특성을 잘 살려야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https://news.v.daum.net/v/20181106040108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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