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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의 기억

증권시황 / 2021. 1. 27. 10:31

트라우마라는 말이 있다. 강한 정신적 충격을 받으면 그 충격의 기억을 쉽게 떨쳐내지 못하고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때문에 트라우마는 좋지 않은 경험, 실패의 기억 등에 기인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면 성공의 기억은 우리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일까?

 

현 주류 정치세력은 586이다. 50대, 80년대 학번, 60년대 태생. 그런데 올해가 2021년이니 586은 서서히 686에 접어들고 있다. 586이건, 686이건 이들이 아직 대한민국 사회의 주류라는 데에는 변함이 없다. 최근 경제적 어려움과 함께 시대에 맞지 않는 감각과 공정성 등이 지탄받고 있는 세대이기도 한데 이들은 87년 6월 항쟁을 20대에 경험한 세대이기도 하다.

 

34년 전, 군사독재, 간접 대통령 선거. 정보가 통제받는 상황에서 음모론은 고개를 들고 다른 집단과의 교류가 적을수록 음모론의 강도는 거세지고 그 집단은 자정능력을 잃는 법이다. 서슬퍼런 군사독재가 심해질수록, 빨갱이, 간첩이라는 누명을 뒤집어 씌울수록, 민주세력 안에서의 반대급부도 심해졌을테지만 6월 항쟁으로 군사독재가 무너진 그 순간, 그런 반대급부의 음모론들은 정당성을 확보했을 것이다.

 

결과의 승리가 과정의 잘못을 잠재우는 그 성공의 기억은 그들 안에 깊이 자리잡았다. 오랜 세월을 거치며 그들을 주류 세력으로 이끌었지만 이제 60대에 접어드는 그들을 주류에서 끌어내리는 것도 그 성공의 기억일 것이다.

 

 

주식에 대한 얘기가 어디에나 있는 시대이다. 사업장 뿐만 아니라, 대중교통에서도, 식당에서도, 지나치는 사람들 속에서도 심심치 않게 주식에 대한 얘기가 들린다. 그들 중 대부분은 코비드 이후의 주식시장에서 성공을 맛보았거나 성공을 맛본 이들의 이야기를 접했을거다. 어느 하나의 성공은 다른 하나를 지나며 증폭되고 부풀려지고 더해진다. 누가 얼마를 벌었다라는 이야기는 바꿔말하면 1500에서 3000이 가는 시장 속에서도 그 누구 외에는 돈을 번 사람이 별로 없다는 이야기도 될 것이다.

 

성공의 기억이 모두를 도취시키고 있다. 과정이 조금 이상해도, 논리의 전개가 허술해도, 결과가 좋으면 다 합리화되는 시장이다. 인간 세상에서는 이상한 과정이 바로 잡히는 데에 한 세대 이상의 시간이 걸리기도 하지만 자본의 세계에서는 왜곡의 크기는 몰라도 왜곡의 시간이 길어지는 일은 쉽게 발생하지 않는다. 증시의 가장 큰 호재는 낙폭과대이고 가장 큰 악재는 버블이다. 버블을 측정하고 판단하는 데에 있어 수급은 감안해야 하는 몇 가지 요인 중 하나일 뿐, 시장의 기준이 되는 메인팩터가 아니다.

 

이제 빠질거다. 시장에 버블이 꼈다. 그런 얘기가 아니다. 그걸 정확히 아는 사람이 세상에 누가 있을까. 다만 비정상이 정상인 듯 받아들여짐을 경계해야 한다는 얘기는 하고 싶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할 수는 있지만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시간이 무한정 길어질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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